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치를 넘어선 실적과 가이던스를 발표하면서 시간외 거래에서 반등했습니다. 실적 발표 직후에는 이번에도 주가가 하락하는 듯했지만, 콘퍼런스콜에서 장기 성장 전망이 공개되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번 실적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단순히 숫자가 좋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미 엄청난 규모로 성장한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매출이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고, 회사는 다음 분기와 그 이후에도 높은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최근 일주일 동안 엔비디아 주가가 계속 밀리면서 AI와 반도체 사이클이 끝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왔지만, 적어도 이번 실적에서는 수요 둔화의 흔적을 찾기 어려웠습니다.
엔비디아 2분기 실적
엔비디아의 2027회계연도 2분기 매출은 962억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동기보다 106%, 직전 분기보다 18% 증가한 수치입니다.
조정 주당순이익은 2.22달러로 시장 예상치였던 2.09달러를 웃돌았습니다.
핵심인 데이터센터 매출은 890억달러였습니다. 전년 동기보다 무려 117%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 성장을 사실상 이끌었습니다.
엔비디아는 다음 분기 매출도 1,080억달러 안팎으로 예상했습니다. 시장에서 기대하던 약 1,049억달러보다 높은 전망이었습니다.
매출 1,000억달러 시대를 눈앞에 둔 회사가 다음 분기에도 높은 성장률을 제시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강한 결과였습니다.
실적 전 주가 하락
실적 발표를 앞둔 엔비디아 주가는 상당히 불안했습니다.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일주일 동안 약 7% 이상 밀렸고, 실적 발표 당일 정규장에서도 1% 넘게 하락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최근 좋은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최근 여덟 번의 실적 발표 가운데 여섯 번은 다음 거래일 주가가 하락했습니다.
실적이 나빠서라기보다 시장의 기대치가 너무 높았기 때문입니다. 예상치를 조금 넘는 정도로는 부족했고, 매번 압도적인 숫자와 전망을 보여줘야 주가가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실적 발표 직후 시간외 주가는 약 1% 하락했습니다. 매출과 이익은 좋았지만 다음 분기 매출총이익률 전망이 기대보다 낮았기 때문입니다.
솔직히 이때까지만 해도 또 실적은 잘 나왔는데 주가는 떨어지는 익숙한 그림이 반복되는 줄 알았습니다.
시간외 주가 반등
분위기를 바꾼 것은 실적 숫자보다 콘퍼런스콜에서 나온 장기 전망이었습니다.
엔비디아는 2028회계연도 매출이 약 7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미 올해 매출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그다음 해에도 70% 성장을 예상한 것입니다.
더 놀라운 점은 이 전망이 공급 부족을 전제로 한 숫자라는 것입니다. 수요가 부족해서 성장이 둔화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을 더 만들지 못해 공급할 수 있는 물량에 한계가 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실적 발표 직후 하락하던 주가는 이 발언 이후 시간외 거래에서 약 4% 상승으로 돌아섰습니다.
시장은 이번 분기 실적보다 앞으로 AI 인프라 투자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엔비디아는 그 질문에 생각보다 강한 답을 내놨습니다.
AI 반도체 사이클 지속
이번 실적을 보면 AI 사이클이 단순한 기대감만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엔비디아 데이터센터 매출은 1년 만에 117% 증가했습니다. AI 서버와 데이터센터에 실제 돈이 투입되고 있고, 그 매출이 기업 실적으로 계속 확인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를 포함한 주요 빅테크 기업의 올해 AI 인프라 투자 규모는 7,300억달러 이상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약 4,000억달러에서 다시 크게 늘어난 수치입니다.
기업들이 AI 투자를 줄이기는커녕 오히려 더 많은 데이터센터와 연산 장비를 필요로 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수요는 엔비디아 GPU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GPU에 들어가는 HBM과 서버용 메모리, 네트워크 장비, 광통신, 전력과 냉각 시설까지 함께 필요합니다.
결국 지금의 AI 사이클은 특정 반도체 한 종목이 혼자 오르는 사이클이 아니라, 거대한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새로 건설하는 과정에 가깝습니다.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매출이 계속 증가한다면 HBM을 공급하는 메모리 업체와 네트워크·광통신 기업의 수요 역시 쉽게 꺾이기 어렵습니다.
AI 거품론과 남은 위험
물론 이번 실적이 앞으로 주가가 무조건 오른다는 뜻은 아닙니다.
메모리 가격과 부품 비용이 높아지면서 다음 분기 매출총이익률은 약 74%로 낮아질 전망입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사용되는 막대한 자금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둘러싼 의문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중국 매출과 규제 문제, 자체 AI 반도체를 개발하는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도 장기적으로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하지만 사이클이 끝났다고 보려면 먼저 주문과 매출 성장률이 둔화돼야 합니다. 현재 엔비디아는 수요 부족이 아니라 공급 부족을 이야기하고 있고, 다음 분기 매출 전망도 다시 시장 예상치를 넘어섰습니다.
주가가 일주일 동안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AI 산업의 성장까지 끝났다고 판단하기에는 실제 실적이 너무 강했습니다.
엔비디아 실적 전망
이번 실적 발표가 달랐던 이유는 좋은 실적을 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처음에는 매출총이익률에 대한 실망으로 주가가 하락했지만, 시장은 결국 장기 성장 전망에 더 크게 반응했습니다.
최근에는 엔비디아가 실적을 아무리 잘 내도 주가가 떨어지는 일이 반복됐습니다. 이번에도 처음에는 똑같은 흐름이었지만, 콘퍼런스콜이 끝난 뒤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엔비디아가 이미 커질 만큼 커졌는데도 데이터센터 매출이 1년 만에 두 배 이상 늘고 있습니다. 게다가 회사는 공급만 더 확보된다면 지금 제시한 전망보다 더 많은 매출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실적이 보여준 결론은 단순합니다. 엔비디아 주가는 단기적으로 언제든 흔들릴 수 있지만, AI와 반도체 산업의 실적 사이클은 아직 끝났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GPU에서 시작한 투자가 HBM과 메모리, 광통신과 전력 인프라로 확산되는 구간이라면 반도체·AI 사이클은 생각보다 길게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 이 글은 공개된 실적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개인적인 해석이며, 특정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유하는 내용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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