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명작 영화를 말하다

스파이더맨3 리뷰 결말, 토비 맥과이어 샘스파3 마지막 by 컨텐츠괴물 2026. 8. 10.

반응형

‘스파이더맨3’는 샘 레이미의 스파이더맨 3부작 가운데 가장 평가가 좋지 않은 작품이다. 하지만 지금 다시 보면 단순히 실패작이라고 정리하기에는 아까운 부분이 상당히 많다.

샌드맨과 베놈, 해리 오스본까지 한 영화에 세 명의 빌런이 들어오면서 이야기가 지나치게 복잡해졌고, 피터와 MJ의 관계 역시 답답하게 반복된다는 단점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스파이더맨3’에는 다른 스파이더맨 영화에서 보기 힘든 장면들이 있다. 특히 심비오트에 영향을 받아 변하기 시작하는 피터 파커와 해리 오스본의 마지막 이야기는 샘 레이미 3부작 전체를 마무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스파이더맨3는 왜 평가가 좋지 않았을까

가장 자주 지적되는 문제는 역시 등장인물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1편은 그린 고블린, 2편은 닥터 옥토퍼스라는 강력한 빌런 한 명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끌고 갔다. 반면 3편에는 샌드맨, 베놈, 그리고 새로운 고블린이 된 해리가 동시에 등장한다.

문제는 세 인물 모두 피터와 별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샌드맨은 벤 삼촌의 죽음과 연결되고, 해리는 아버지 노먼 오스본의 복수를 원하며, 에디 브록은 피터 때문에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하면서 베놈이 된다.

각각 한 편의 중심 빌런으로 사용해도 될 만한 이야기를 한 작품 안에서 동시에 처리하다 보니 어느 하나를 충분히 깊게 다루기 어려워졌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스파이더맨3’의 과도함 자체가 이 영화만의 특징이기도 하다. 액션 규모와 등장인물, 감정선 모두 전작보다 훨씬 크게 밀어붙이는 3부작의 피날레다.

이번에는 피터 파커 자신이 문제였다

앞선 두 작품의 피터는 대부분 자신의 책임과 희생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3편 초반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뉴욕 시민들에게 스파이더맨으로 인정받고 있고, 대학생활도 비교적 잘 풀리며 MJ에게 청혼할 계획까지 세운다.

문제는 피터가 자신도 모르게 조금씩 우쭐해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그웬 스테이시를 구한 뒤 열린 행사에서는 수많은 시민 앞에서 그녀와 키스한다. 1편에서 MJ와 나눴던 상징적인 장면을 연인인 MJ가 보는 앞에서 다른 사람과 반복한 셈이다.

피터는 자신이 유명해진 사실을 즐기지만, 배우로서 어려움을 겪고 있던 MJ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3편에서 피터의 변화는 심비오트가 붙은 순간 갑자기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이미 그 이전부터 피터 안에 자만과 분노가 조금씩 쌓이고 있었다.

블랙 스파이더맨, 심비오트가 만든 또 다른 피터

‘스파이더맨3’를 대표하는 이미지는 역시 검은색 슈트를 입은 스파이더맨이다.

지구에 떨어진 외계 생명체 심비오트가 피터에게 붙으면서 기존 슈트는 검은색으로 변하고 능력도 더욱 강해진다.

하지만 심비오트가 강화하는 것은 힘만이 아니다. 피터가 억누르고 있던 분노와 공격성, 자만심 역시 함께 커진다.

특히 샌드맨이 벤 삼촌의 죽음과 관련된 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뒤 피터는 복수심에 사로잡힌다.

이전까지의 스파이더맨이었다면 상대를 막는 데 집중했겠지만, 블랙 슈트를 입은 피터는 상대에게 고통을 주는 것 자체를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강해진 힘이 피터에게 해방감을 주는 동시에 그가 지켜왔던 원칙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지금은 밈이 됐지만 흑화 피터가 중요한 이유

검은 옷을 입고 뉴욕 거리를 걸으며 과도하게 자신감을 드러내는 피터의 모습은 지금까지도 자주 회자된다.

장면만 따로 떼어놓으면 상당히 우스꽝스럽다. 하지만 영화 안에서 보면 나름대로 의도는 분명하다.

피터는 자신이 굉장히 멋있고 매력적인 사람이 됐다고 생각하지만, 주변 사람들의 시선에서는 오히려 어색한 사람처럼 보인다.

즉 영화가 보여주는 것은 ‘멋있어진 피터’라기보다 자신이 멋있다고 착각하기 시작한 피터에 가깝다.

평소 참고 살아왔던 사람이 힘과 자신감을 잘못 사용했을 때 얼마나 유치하고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는지를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래서 당시에는 상당한 혹평을 받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스파이더맨3를 상징하는 독특한 장면으로 남았다.

해리 오스본과 피터의 싸움은 3부작 전체의 결산

세 명의 빌런 가운데 3부작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을 한 명 고른다면 해리 오스본이다.

해리는 1편부터 피터의 가장 가까운 친구였지만 동시에 아버지 노먼 오스본의 죽음 때문에 스파이더맨을 증오했다.

2편 마지막에는 마침내 피터가 스파이더맨이라는 사실까지 확인했고, 아버지가 남긴 그린 고블린의 장비도 발견한다.

3편에서는 결국 직접 장비를 착용하고 피터를 공격한다.

두 사람의 싸움이 재미있는 이유는 단순한 영웅과 악당의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서로 가장 가까웠던 친구인데 오해와 복수 때문에 상대를 진심으로 상처 입히려고 한다.

심비오트에 영향을 받은 피터 역시 해리에게 가장 아픈 말을 골라 던지고, 결국 폭발물을 사용해 해리의 얼굴에 큰 상처까지 남긴다.

이 시점의 피터는 싸움에서 이겼지만 영웅으로서는 오히려 가장 멀리 벗어나 있다.

샌드맨은 피터에게 용서를 가르치는 빌런

샌드맨 플린트 마코는 영화에서 가장 애매하게 평가되는 인물 중 하나다.

벤 삼촌을 죽인 진범이라는 새로운 설정이 추가되면서 1편의 이야기를 억지로 바꿨다는 비판도 있었다.

하지만 3편 전체의 주제를 생각하면 샌드맨에게는 분명한 역할이 있다.

피터는 벤 삼촌을 잃은 뒤 오랫동안 자신을 탓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분노를 쏟아낼 수 있는 구체적인 대상이 나타난다.

심비오트의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피터는 샌드맨에게 복수하려 하지만 마지막에 사건의 전체 이야기를 듣게 된다.

벤 삼촌의 죽음은 계획적인 행동이 아니었고, 플린트 역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결국 피터는 그를 용서한다. 1편에서 벤 삼촌의 죽음 때문에 영웅이 된 피터가 3편에서는 그 죽음에 대한 분노까지 내려놓으면서 하나의 감정이 마무리된다.

베놈은 매력적이지만 가장 아쉬웠던 빌런

반대로 베놈은 영화에서 가장 많은 가능성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한 인물이다.

에디 브록은 피터와 같은 사진기자로 경쟁하면서 자신의 성공을 위해 조작된 사진까지 사용한다.

결국 거짓말이 드러나 직장을 잃고 그웬과의 관계까지 틀어지면서 피터에게 강한 원망을 갖게 된다.

한편 피터는 자신이 변해가는 모습을 깨닫고 교회 종소리를 이용해 심비오트를 떼어낸다.

그 심비오트가 아래에 있던 에디에게 붙으면서 베놈이 탄생한다.

피터에게서 떨어져 나온 어두운 힘과 피터를 증오하는 사람이 하나가 됐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좋은 설정이다.

다만 베놈의 본격적인 활약이 영화 후반부에 몰려 있어 독립적인 빌런으로서 깊이는 부족하다. 세 명의 빌런을 한 작품에 넣은 부작용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하다.

마지막에는 스파이더맨과 해리가 함께 싸운다

베놈은 샌드맨과 손잡고 MJ를 붙잡아 피터를 불러낸다.

두 명을 혼자 상대하기 어려웠던 피터는 해리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지만 처음에는 거절당한다.

그러나 해리는 이후 아버지 노먼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게 된다. 피터가 노먼을 죽인 것이 아니며, 노먼이 자신의 글라이더에 의해 죽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결국 해리는 피터를 돕기로 결정한다.

1편에서는 그린 고블린과 스파이더맨이 싸웠지만 3편 마지막에는 고블린의 아들과 스파이더맨이 같은 편에서 싸운다는 점도 3부작다운 마무리다.

스파이더맨3 결말, 해리 오스본의 희생

마지막 전투에서 피터는 베놈에게 결정적인 공격을 받을 위기에 놓인다.

그 순간 해리가 몸을 던져 피터를 구하고 치명적인 상처를 입는다.

베놈과의 싸움이 끝난 뒤 피터와 MJ는 죽어가는 해리 곁으로 돌아온다.

피터는 자신이 해리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했는지 다시 이야기하고, 해리 역시 두 사람의 우정을 받아들인다.

아버지의 복수 때문에 친구를 죽이려 했던 해리는 결국 그 친구를 구하다 목숨을 잃는다.

그래서 3편의 여러 이야기 중에서도 해리의 결말만큼은 꽤 잘 마무리됐다고 생각한다. 1편부터 이어진 피터와 오스본 가문의 갈등을 끝내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피터와 MJ의 이야기는 여전히 아쉽다

반면 피터와 MJ의 관계는 3편에서도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

2편에서 어렵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지만 이번에는 다시 갈등이 반복된다.

피터는 MJ의 힘든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그웬과의 행동으로 상처를 준다. MJ 역시 해리와 가까워지면서 관계가 더 복잡해진다.

심비오트에 지배당한 피터는 급기야 MJ가 일하는 곳에 그웬을 데려와 일부러 질투를 유발하려 한다.

결국 피터가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깨닫는 계기가 되지만, 3부작 내내 반복된 두 사람의 엇갈림을 다시 한번 사용한다는 점에서는 답답함이 남는다.

스파이더맨3가 액션이나 빌런보다 로맨스 부분에서 더 피로하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도 스파이더맨3가 저평가됐다고 보는 이유

‘스파이더맨3’가 1편이나 2편보다 완성도가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세 명의 빌런을 동시에 다루면서 이야기가 지나치게 많아졌고, 특히 베놈은 충분한 시간을 얻지 못했다. 피터와 MJ의 반복되는 갈등도 호흡을 늘어지게 만든다.

하지만 단점 때문에 이 작품의 좋은 부분까지 지나치게 묻힌 느낌도 있다.

블랙 슈트를 통해 피터의 어두운 면을 직접 보여줬고, 벤 삼촌의 죽음에 대한 감정도 최종적으로 정리했다. 1편부터 이어진 해리와 피터의 관계 역시 해리의 희생으로 끝을 맺는다.

무엇보다 샘 레이미 시리즈가 좋았던 이유였던 ‘영웅 이전에 한 명의 불완전한 인간인 피터 파커’라는 특징은 3편에서도 분명하다.

이번에는 착해서 고통받는 피터가 아니라 자만하고, 질투하고, 복수심에 빠지고, 다른 사람에게 상처까지 주는 피터를 보여준다.

그 과정이 다소 과장되기는 했지만 스파이더맨이라는 캐릭터를 다른 방향에서 보여줬다는 의미는 있다.

지금 다시 보면 꽤 재미있는 샘스파의 완결편

결국 ‘스파이더맨3’는 잘못된 평가를 받은 명작이라기보다 단점이 명확한데 장점까지 함께 과소평가된 영화에 더 가깝다.

2편처럼 하나의 주제를 매끄럽게 밀고 나가는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너무 많은 것을 한 번에 끝내려다 곳곳에서 균형이 흔들린다.

그런데 그 혼란 속에서도 흑화한 피터 파커, 블랙 스파이더맨, 샌드맨의 용서, 해리의 마지막 선택처럼 기억에 남는 장면은 상당히 많다.

특히 1편부터 이어서 보면 해리 오스본의 이야기가 완결되고 피터가 복수심에서 벗어나는 과정까지 연결되면서 단독 영화로 볼 때보다 3부작의 마지막 편으로서 의미가 더 잘 보인다.

그래서 지금 다시 본다면 ‘스파이더맨 시리즈 최악의 작품’이라는 선입견부터 갖고 볼 필요는 없다.

완벽한 영화는 아니지만 토비 맥과이어의 피터 파커가 가장 다른 얼굴을 보여준 작품이고, 샘 레이미가 만들었던 스파이더맨 3부작을 끝까지 정리해주는 영화라는 점에서는 지금도 충분히 다시 볼 가치가 있다.

반응형